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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2.04.11 ~ 2012.04.21

속초에서 부산까지 10일간의 도보여행을 회상한다.

거의 3년 가까워 지는 이시점에 여행기를 쓰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어서

회고록 정도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그냥, 도보여행이 하고 싶었고,

7번이라는 멋진 국도가 있음을 알았으며,

그냥 그곳을 걸어 보려고 했다.


온전히 7번국도로 걷지는 않았다.

걷다가 해변도로로 빠져보기도 했다.


그냥.. 

걷고 싶어,

걸었다.



#2

첫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침에 투표를 마치고 바로 터미널로 향했고, 

하필이면 이날 비.가.왔.다.


또, 인천-속초까지 가는 버스기사님이 거의 다 도착해서 졸음운전을 하셨던걸로 기억한다.

난 기사님 바로 뒷자리에 앉아서 

일부러 "흠흠!" "와~~" 하며 소리를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3

사실, 걸으면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다.

첫날, 둘째날 까지는 어떻게 보이기는 하는데

그다음날부터는 나와의 싸움이다.


평발인 나에게 그 고통은 이로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종종 보이는 멋진 풍경에 

고마움과 행복함을 느끼곤 했다.



#4

혼자 걸었다.

강원도는 산이 많아서 시간 계산을 잘 못한다면 

밤에 산길을 걷게 된다.


이 사진을 찍을 당시 난 무서움 보다는 아픔에 울부짓었다.

뼈가 뿌러졌을 때의 아픔이었다-


"다리야 미안해- 다리야 미안해-" 를 외쳤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겁도 없었다.



#5

걸으면 걸을수록 이런 생각들이 생긴다-

"난 왜 걷고 있지?" , "무엇을 위해 걷고있지?", "왜?"


사실, 삶도 그런 것 같았다-

"나는 왜 이리도 절박하게 살아야 하지?" , "무엇을 위해 이리도 달리는거지?"

그것에 대한 답은 하나였던 것 같다.


"내가 선택한거잖아-"


내 좌우명과 같은 건데

"살고 죽는 것은 내가 선택 할 수 없지만, 삶 속에서는 내 마음대로다-"


맞다.




#6

참, 맛있는 음식들도 많았던 것 같다.

이건, 해변도로를 걷다가 포장마차처럼 된 곳에서 먹었던 칼국수였던 것 같다.

사실, 2인분부터 가능했는데, 

내 차림새가 안쓰러웠는지 1인분도 주셨다-





여긴 동해에서 먹은 돼지 국밥집! (상호명: 고향가마솥국밥)

여긴 아직도 있다.

7번국도 여행 2주년을 맞이하여, 

차를 끌고 7번국도를 다시 가 봤는데 

이집 아직도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이건 어디서 먹었는지 지역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상호명: 태양기사식당)

주인 아주머니의 모습은 기억난다-

아주 조용한 분이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침으로 먹었던 된장찌개ㅠ_ㅠ 

그립다.... 울컥하네 ㅠ_ㅠ




밤새 산길을 걸었던 삼척에서 

아침을 맞이하며 먹었던 밥

정말 맛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어머님이 해주신 밥보다 맛있어요를 외쳤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없어졌을 수 있다. 잠깐 주변 공사가 있어서 하시는 거라고 들었던 기억 (상호명 : 미향식당)


밤새 걷고 먹었던 따스한 밥이었다.

여기까지가 강원도에서 밥으로 먹었던 음식들. 


뭐 더 있을텐데 사진찍을 힘도 없어서 못찍었던 식당도 있었다-



#7

2012.04.15

속초에서부터 삼척까지 5일 동안 열심히 걸었다-




다시 음식이야기를 시작하면

아마도, 시간이 어두워져 평해읍 쪽으로 들어가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다들 나를 대견하다 해주시며 밥값도 안받으실려고 했는데


난 그건 싫었다- 그래서 드리고 왔다-

난 당당한 낭만가도 여행객이었으니까.




포항 어딘가에서 먹은 순살돈까스!

하.. 걸을때는 밥이지 암암- 하며 먹었던 기억이 있다.




경주에 도착해서 점심시간쯤 먹었던 기억이 난다

여기서 인천사시다가 경주로 오신 손님을 만나

즐거운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경주에 저녁때쯤 지나친 순두부집 

아마도 여기서 순두부 백반을 먹었던 것으로 기억...


경주에서는 주변에 찜질방이 보이지 않아 결국엔 

노숙하고, 울산에 입성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지 춥고, 배고픈 시간이었다-



#8

여행을 하며, 삼백원 정도를 주었다. 

너무 힘들어서 바닥만 보고 가다 보니, 백원짜리를 자주 본 듯 하다-ㅎㅎㅎ


돈을 줏은날에는 여지없이 "백원의 행복이구만!-"을 외쳤다.




#9

난 여행이 끝난 지금도 

찜질방만 보면 너무 좋았다-

이때쯤 찜질방이 많이 사라지는 추세여서 자주 보이지 않았고,

울산에서 이 찜질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위치를 알려주신 할머니에게 감사의 인사를 몇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찜질방 안에서도 나는 스타였다 =_=;;

어떻게 왔느냐, 대단하다. 왜 걸었냐 등등등

하.. 이로 말할 수 없이 즐거웠다.


내일이면 여행의 끝이 보이는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꼈던 듯.



#10

그렇게 비가 오는날이 없었는데, 

부산으로 향하는 마지막날 비를 쫄딱 맞았다- 

위험하기도 했지만 신발도 다 졌고, 힘들었다.


그때서야 알았다.

하늘이... 그리고 날씨가 나를 돕고 있었구나-

첫날부터 마지막 전날까지 춥기는 했어도,

비를 맞아본 기억은 없었기 때문이다.



#11

비가 많이 와서 부산에서는 사진을 거의 못찍었던 기억이다.

마지막 까지 열심히 걸어걸어 부산터미널까지 도착 했고,

거기서 버스표를 사서 바로 집으로 향했다.


티켓 구매하는곳에서 조용히 말했다.

"저..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좀 부탁 드립니다. 제 몸에서 냄새가 나서요.ㅠㅠ"

애처로운 듯한 표정의 그 분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ㅎㅎ




#12

속초에서 부산까지 함께 했던 나의 장우산..

앞을 보면 하도 내리쳐서 저렇게 되버렸었다. ㅎㅎ

부산 도착해서는 너덜너덜- ㅎㅎㅎㅎ


열심히 전진했고, 열심히 나의 선택에 즐겼던 추억인 듯 하다.


사실, 젊어서 한번정도는 추천해보고 싶다.

하지만 두번은 아니다. 명심하라! 두번은 아니다..


글을 쓰며 즐거웠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라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13

마지막으로, 여행을 다녀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썼던 내 글로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나태, 교만, 외로움, 호기심, 끈기, 사랑, 배려, 정신력, 포기, 자신감, 한발자국의 힘 

이 모든 것을 담았던 여행..

저 길 뒤에 무엇이 있을지 끝까지 궁금해 하는 호기심과 설령 내가 생각하던 것이 보이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끈기 있게 한발자국의 힘을 느끼며 결국엔 목적지에 도착하는 그 힘을 몸소 체험함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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